"원주 김밥집에 놓여 있는 책 한 권"

곽병은 선생님의 삶은 한 권의 책처럼 풍요롭고 따뜻합니다.
동네 의사로서, 사회복지가로서, 평생학생으로서, 그리고 원주의 이웃으로서의 그의 모습은 단순한 이력이 아닌 삶의 철학 그 자체를 보여줍니다.

땅에 뿌리 내린 의술
국군원주병원에서의 군 복무가 계기가 되어 원주에 정착한 그는 '부부의원'을 통해 진료보다 대화를, 치료보다 위로를 전하는 동네 의사로 자리잡았습니다.
25년간 병원을 지역의 '사랑방'처럼 운영한 것은 의료를 넘어 **공동체 치유**를 실천한 것이죠. 교도소 의무과장으로 일하며 소외된 이들에게 다가간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나눔의 확장: "갈거리사랑촌"에서 "할머니집"까지
그의 사회복지 활동은 단순한 자선이 아닌 함께 사는 공동체를 구축하는 작업이었습니다. 무료급식소 '십시일반', 노숙인 센터, 독거 어르신을 위한 주거 공간, 장학회까지 모든 프로젝트는 "누구도 뒤처지지 않는 마을"을 꿈꾸었던 그의 신념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끝없는 배움과 예술적 영혼
의사이자 사회복지학 박사인 그가 방송대 중국어과에 재학 중이라는 사실이 놀랍습니다. 서예와 사군자, 시와 일기, 검도와 활쏘기까지 삶을 예술로 채운 그의 모습은 '평생학생'이라는 말이 허세가 아님을 증명합니다.
원주의 문화와 역사를 지키는 사람
마을 잔치를 열고, 향토문화역사학교를 운영하며 지역의 정체성을 잇는 그의 모습은 '사골 사람'이라는 표현이 어울립니다.
수상 경력보다도, 일상적인 실천이 쌓여 만든 업적이 더 빛납니다.

"부부의원 폐원"을 선언하며 제2의 인생을 시작한 곽병은 선생님은 이렇게 말할 것 같습니다.
*"진정한 젊음은 호기심을 잃지 않는 것이고, 진정한 부자는 나눌 수 있는 마음입니다."*
원주 김밥집에 놓인 이 책은 단순한 자서전이 아닙니다.
한 사람이 어떻게 지역과 하나 되어 흘러갈 수 있는지 보여주는 지도이자, 모두가 잠시 멈추어 읽어야 할 인생의 참고서입니다.

"책은 그저 펼쳐져 있을 뿐,
읽는 이의 마음에 따라
빛이 되기도 하고 거울이 되기도 한다."
책 속에 담긴 그의 시 한 구절